국화 키우는 법 — 삽목·적심·비료·화분 관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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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는 다루기 너그러운 꽃입니다. 꺾어 꽂으면 조건만 맞으면 열흘 안팎에 뿌리를 내리고, 뿌리만 살아 있으면 이듬해 봄 다시 올라옵니다. 그런데도 가을에 꽃을 못 보는 화분이 적지 않은 것은, 국화 재배의 성패가 물이나 비료보다 시기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꽂고, 언제까지 다듬고, 언제부터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가. 이 글은 그 1년의 시간표를 실전 순서로 정리합니다.

가지가 촘촘히 뻗어 꽃이 가득 핀 국화 포기
잘 다듬은 국화 한 포기는 가을이면 꽃방석이 된다. 그 모양은 여름 적심에서 결정된다.

기본 조건 · 볕, 통풍, 물빠짐

국화 자리는 세 가지로 고릅니다. 볕이 잘 들 것, 바람이 통할 것, 물이 고이지 않을 것. 국화는 볕과 통풍이 좋은 곳에서 잘 자라고, 반그늘에도 그런대로 적응하지만 볕이 부족하면 줄기가 웃자라고 꽃이 성깁니다. 통풍은 병 예방과 직결됩니다. 국화에 흔한 진딧물과 응애는 새순과 잎 뒷면에, 흰가루병은 습기가 머무는 자리에 옵니다. 잎이 빽빽한 채 습기가 머물면 병이 오기 쉬우니, 화분이라면 벽에 바짝 붙이지 말고 사방으로 바람 길을 열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국화 재배 1년 시간표

  • 봄(4~6월): 삽목·포기나누기로 새 포기 만들기
  • ※ 중부지방 추국 기준. 하국·동국은 일정이 다릅니다
  • 여름(6~7월): 적심(순지르기) 2~3회로 가지 수 늘리기 · 마지막 적심은 7월 중순~하순
  • 생장기(5~7월): 2~3주 간격 웃거름
  • 8월 하순: 화아분화 시작 · 이후 순 자르기 금지, 밤 조명 주의
  • 가을(9~11월): 개화 · 물 넉넉히
  • 겨울: 지상부 정리 후 뿌리로 월동

봄 · 삽목으로 새 포기 만들기

국화 번식의 기본은 삽목(꺾꽂이)입니다. 방법은 단순합니다. 건강한 줄기를 10cm 안팎으로 잘라, 아래쪽 잎은 떼고 위쪽 잎 2~3장만 남긴 뒤, 흙에 2~3cm 깊이로 꽂습니다. 꽂는 흙은 양분 많은 흙보다 모래나 펄라이트처럼 깨끗하고 물빠짐 좋은 것이 낫습니다. 뿌리가 없는 동안 썩지 않게 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입니다.

국화 삽목 4단계 줄기를 자르고 잎을 정리해 물 빠짐 좋은 흙에 심은 뒤 반그늘에서 관리해 발근시키는 4단계입니다. 국화 삽목 순서 1234 줄기 자르기10cm 안팎아래 잎 정리위쪽 2~3장만2~3cm 깊이 심기모래·펄라이트반그늘 관리마르지 않게 물빠짐 좋은 흙물에 잠기지 않게열흘~2주발근 삽목 뒤에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흙이 마르지 않게 관리합니다.
국화 삽목 4단계다. 줄기 자르기, 아래 잎 정리, 물빠짐 좋은 흙에 꽂기, 반그늘 관리. 열흘에서 2주면 뿌리가 난다.

꽂은 뒤에는 바람이 통하는 반그늘에 두고 흙이 마르지 않게 관리합니다. 국화는 발근력이 좋은 식물이라 이렇게만 해 주면 보통 열흘에서 2주 사이에 새 뿌리가 나옵니다. 이른 봄이나 조건이 나쁘면 3주까지도 걸리니, 열흘이 지나도 기척이 없다고 실패로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뿌리가 자리 잡으면 볕 자리로 옮겨 심습니다. 겨울을 난 묵은 포기를 캐서 나누어 심는 포기나누기도 같은 봄철의 일입니다. 묵은 포기를 그대로 두면 포기 가운데가 비고 꽃이 잘아지므로, 1~2년에 한 번은 새 포기로 갱신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 · 적심, 꽃 수를 결정하는 손질

가을 국화의 모양은 여름 손끝에서 결정됩니다. 새순이 자라면 그 끝을 손으로 살짝 따 줍니다. 이것이 적심, 우리말로 순지르기입니다. 끝눈을 잃은 줄기는 열흘쯤 뒤 겨드랑이에서 곁눈을 올리는데, 큰 꽃을 목표로 한다면 그중 기세 좋은 2~3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떼어냅니다. 반대로 소국을 꽃방석처럼 풍성하게 기를 생각이면 곁순을 솎지 않고 적심만 되풀이합니다. 남긴 곁가지가 15~20cm쯤 자라면 다시 같은 방식으로 끝눈을 땁니다. 보통 2~3주 간격으로 두세 번 하는데, 되풀이할수록 가지 수가 곱으로 늘어 한 줄기짜리 꺾꽂이 묘가 가을이면 수십 송이 꽃방석이 됩니다. 적심을 하지 않은 국화는 외줄기로 웃자라 쓰러지기 쉽고 꽃도 작고 빈약해집니다. 웃자란 포기는 지주를 세워 유인해 줍니다.

국화 적심 전후적심을 하지 않은 외줄기와 적심을 반복해 곁눈이 늘어난 국화를 비교하고 적심 마감 시점을 보여준다. 적심: 끝눈을 따면 가지가 늘어납니다 적심 안 함적심 반복 외줄기 웃자람 · 꽃 성김가지가 곱으로 늘어 꽃방석끝눈 따면 열흘 뒤 곁눈 2~3개 → 반복 적심 마감 7월 중순~하순
적심을 하지 않으면 외줄기로 웃자라고, 되풀이하면 가지가 늘어 꽃방석이 된다. 적심 마감은 7월 중순에서 하순이다.

단, 이 손질에는 마감 시한이 있습니다. 국화는 왜 가을에 피나에서 정리했듯 국화의 꽃눈은 8월 하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마감을 8월 중순으로 잡으면 늦습니다. 순을 지른 자리에서 올라온 곁가지가 꽃눈을 만들려면 성숙한 잎을 일곱 장 남짓 갖추어야 하는데, 8월 중순에 자르면 그 시간이 없습니다. 잎도 못 갖춘 짧은 가지에 봉오리만 붙어 꽃이 빈약해지거나, 개화가 11월로 밀려 첫서리와 겹칩니다. 마지막 적심은 7월 중순에서 하순, 늦어도 8월 초를 넘기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료와 물주기 · 국화는 먹성이 좋다

국화는 거름을 많이 찾는 다비성 식물입니다. 심을 때 흙에 퇴비를 10~20% 섞어 밑거름으로 하고, 생육이 왕성한 5월에서 7월 사이에는 2~3주 간격으로 물에 녹인 액비를 주거나, 완효성 알갱이 비료를 흙 표면에 고르게 뿌려 웃거름으로 두세 번 나누어 줍니다. 꽃봉오리가 물들기 시작하면 비료는 사실상 끊습니다. 개화기의 과한 거름은 꽃을 오히려 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물은 겉흙이 말랐을 때 화분 밑으로 흘러나오도록 흠뻑 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조금씩 자주 주면 뿌리가 얕게 자라고 흙이 늘 축축해 뿌리가 상합니다. 생장기와 개화기에는 물 소비가 크게 늘므로 마름 확인을 더 자주 합니다. 특히 꽃이 핀 뒤 물이 마르면 꽃 수명이 눈에 띄게 짧아집니다.

가을 · 개화기 관리

8월 하순부터는 손을 멈추고 빛을 관리할 차례입니다. 순지르기를 끝냈다면 이제 국화가 스스로 봉오리를 만들도록 두면 되는데, 한 가지 복병이 밤 조명입니다. 국화는 밤이 열 시간을 넘어서야 꽃눈을 만드는 단일식물이라, 거실 불빛이나 가로등이 밤을 끊으면 봉오리가 맺히지 않습니다. 봉오리가 안 보인다면 화분을 밤에 어두운 자리로 옮겨 보십시오. 봉오리가 부풀면 물을 넉넉히 합니다. 봉오리가 보이기 시작하는 9월 초중순에는 봉오리를 솎는데, 방향이 목적에 따라 반대입니다. 대국처럼 큰 꽃 하나를 원하면 곁봉오리를 따고 가운데 봉오리만 남기고, 스프레이처럼 여러 송이를 고르게 피우려면 거꾸로 가운데 봉오리를 따고 곁봉오리를 키웁니다. 시든 꽃을 바로바로 따 주면 남은 꽃이 오래갑니다.

화분에 심겨 꽃이 핀 국화
봉오리가 부풀면 물을 넉넉히 주고 시든 꽃은 바로 딴다. 그래야 남은 꽃이 오래간다.

겨울 · 월동, 내년 꽃의 준비

꽃이 다 지면 지상부 줄기를 밑동 가까이 잘라 정리합니다. 국화는 여러해살이라 뿌리가 살아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밑동에서 새순이 올라옵니다. 노지 화단의 국화는 대개 그대로 겨울을 나되, 밑동에 짚이나 낙엽을 덮어 주면 안전합니다. 화분은 흙이 통째로 얼기 쉬우므로 얼지 않으면서 서늘한 곳, 이를테면 비가 들지 않는 베란다로 들입니다. 난방이 되는 실내는 피합니다. 따뜻하면 국화가 겨울에도 생장을 멈추지 못해 오히려 포기가 약해집니다. 겨울 물주기는 흙이 완전히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아주 가끔이면 됩니다. 봄에 올라온 새순은 그대로 키워도 되지만, 앞의 삽목 절차로 새 포기를 만들어 갱신하면 더 실한 꽃을 봅니다. 월동과 번식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편 국화 월동과 번식에서 다룹니다.

국화라는 식물의 전체 그림은 국화 완전 가이드에서, 품종 구분은 국화 종류 총정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화 삽목은 언제 어떻게 하나요?

봄 4~6월이 적기입니다. 건강한 줄기를 10cm 안팎으로 잘라 아래 잎을 떼고 위 잎 2~3장만 남긴 뒤, 모래나 펄라이트에 2~3cm 깊이로 꽂습니다. 반그늘에서 흙이 마르지 않게 관리하면 보통 열흘에서 2주 사이에 뿌리가 나옵니다.

Q. 적심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마지막 적심은 7월 중순에서 하순, 늦어도 8월 초까지입니다. 국화는 8월 하순부터 꽃눈을 만드는데, 순을 지른 자리에서 올라온 곁가지가 꽃눈을 만들려면 성숙한 잎을 일곱 장 남짓 갖추어야 합니다. 8월 중순에 자르면 그 시간이 없어 꽃이 빈약해지거나 개화가 서리 뒤로 밀립니다. 2~3주 간격으로 두세 번 하고 7월 안에 손을 멈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Q. 화분 국화는 꽃이 진 뒤 버려야 하나요?

버릴 필요 없습니다. 국화는 여러해살이라 줄기를 밑동 가까이 자르고 얼지 않는 곳에서 월동시키면 봄에 새순이 다시 올라옵니다. 봄에 그 순으로 삽목해 포기를 갱신하면 해마다 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1. 꽃방석이 된 국화 포기 · Dereck R. · CC BY 4.0 · Wikimedia Commons
  2. 화분에 핀 국화 · David J. Stang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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