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종류 총정리 — 대국·소국·스프레이, 그리고 들국화의 오해
꽃집의 탁구공 같은 폼폰국화, 국화 축제의 얼굴만 한 대국, 산길에서 만나는 자잘한 노란 꽃. 모두 '국화'라 불리지만 같은 꽃이 아닙니다. 이 글은 재배 국화를 나누는 세 가지 축과, 가을 들녘에서 '들국화'로 뭉뚱그려지는 야생 친척들을 구별하는 법을 정리합니다.
크기로 나눈다 · 대국·중국·소국
재배 국화(Chrysanthemum × morifolium)의 가장 오래된 구분은 꽃송이 지름입니다. 일반적으로 18cm가 넘으면 대국(大菊), 9cm를 넘고 18cm까지면 중국(中菊), 9cm 이하면 소국(小菊)입니다. 축제에서 한 송이를 주먹 두 개 크기로 키워 내는 것이 대국이고, 화분과 화단을 채우는 자잘한 꽃은 대개 소국입니다. 소국은 가지를 잘 치는 성질이 있어 한 포기가 수십 송이 꽃방석이 됩니다.
재배 국화 분류 세 축
- 크기: 대국(지름 18cm 이상) · 중국(9cm 초과 18cm 이하) · 소국(9cm 이하)
- 착화 방식: 스탠다드(한 줄기 한 송이) · 스프레이(한 줄기 여러 송이)
- 화형: 폼폰형 · 아네모네형 등 꽃 모양에 따른 구분
여기에 개화기에 따른 구분이 덧붙습니다. 가을에 피는 추국이 기본이고, 여름의 하국과 겨울의 동국도 있습니다.
피우는 방식으로 나눈다 · 스탠다드와 스프레이
같은 품종이라도 어떻게 피우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꽃이 됩니다. 스탠다드는 줄기 끝의 꽃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봉오리를 모두 따내, 양분을 한 송이에 몰아주는 방식입니다. 장례식장과 전시장의 큼직한 국화가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스프레이는 반대로 봉오리를 따지 않고 한 줄기에 여러 송이를 피웁니다. 꽃다발과 꽃꽂이에 쓰이는 국화가 대부분 이쪽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동서양의 취향 차이입니다. 동양은 전통적으로 스탠다드형 대국을 가꾸는 문화가 주류였고, 서양은 스프레이형 소국이 중심이 되어 왔습니다. 한 송이의 완성도를 겨루는 문화와 풍성한 다발을 즐기는 문화의 차이가 재배 방식에 그대로 남은 셈입니다.
꽃 모양으로 나눈다 · 폼폰과 아네모네형
화형(花形), 곧 꽃 모양의 구분도 있습니다. 꽃잎이 겹겹이 말려 탁구공처럼 동그란 원형을 이루면 폼폰형입니다. 중심부의 통상화(대롱꽃)가 길게 자라 도드라지고 바깥 꽃잎이 한두 겹으로 받치면 아네모네형인데, 요즘 유통되는 스프레이 품종 가운데 이 화형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 밖에 꽃잎이 실처럼 가늘게 뻗는 실국화 계열 등 화형의 세계는 품종 이름만큼 다양합니다.
'들국화'라는 종은 없다
가을 산과 들의 국화 닮은 꽃을 우리는 뭉뚱그려 들국화라 부릅니다. 그런데 식물도감을 아무리 뒤져도 '들국화'라는 이름의 종은 없습니다. 산국, 감국, 구절초, 쑥부쟁이, 벌개미취, 개미취 같은 서로 다른 꽃들을 묶어 부르는 일상의 총칭일 뿐입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이 식물학적으로 두 무리로 갈린다는 점입니다. 노란 꽃의 산국·감국과 흰빛·연분홍의 구절초는 재배 국화와 같은 국화속(Chrysanthemum)입니다. 반면 보랏빛 계열의 쑥부쟁이(Aster yomena)와 벌개미취(Aster koraiensis)는 참취속으로, 이름과 달리 국화보다 취나물에 가까운 친척입니다. 색으로 기억하면 쉽습니다. 가을 들녘의 노란 꽃은 국화 쪽, 보라 꽃은 취 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산국과 감국 · 동전 두 개로 구별한다
노란 들국화의 대표인 산국과 감국은 언뜻 똑같아 보이지만, 주머니 속 동전 두 개면 가늠할 수 있습니다. 산국의 꽃은 지름 1.5cm 안팎으로 50원짜리 동전보다 한 둘레 작고, 감국의 꽃은 2.5cm 안팎으로 500원짜리 동전에 거의 들어찹니다. 나란히 놓고 보면 크기 차이가 분명합니다.
이름도 힌트입니다. 감국(甘菊)은 '달 감' 자를 씁니다. 맛이 순하고 단맛이 돌아 꽃을 통째로 말려 국화차로 우리는 것이 바로 감국입니다. 산국은 맛이 아주 쓰고 향이 훨씬 강해, 차로 마시려면 별도의 손질을 거쳐야 합니다. 가지 뻗는 자리도 다릅니다. 산국은 줄기 중간 위쪽에서 가지를 많이 치고, 감국은 중간 아래쪽에서 가지를 칩니다.
| 구분 | 산국 | 감국 |
|---|---|---|
| 꽃 크기 | 지름 약 1.5cm · 50원 동전보다 작다 | 지름 약 2.5cm · 500원 동전에 가깝다 |
| 맛 | 매우 쓰다 | 단맛이 돈다 |
| 향 | 강하다 | 산국보다 부드럽다 |
| 국화차 | 손질 없이 쓰기 어렵다 | 차로 가장 널리 쓴다 |
| 가지 치는 자리 | 줄기 중간 위쪽 | 줄기 중간 아래쪽 |
| 줄기 색 | 녹색 | 검은 자줏빛이 돈다 |
다만 개체에 따라 크기 변이가 있어 중간쯤 되는 꽃도 나옵니다. 크기 하나로 단정하지 말고 맛과 향, 줄기 색을 함께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구절초·쑥부쟁이·벌개미취
흰빛과 보랏빛 들국화 삼총사도 구별 포인트가 있습니다.
- 구절초: 흰색 또는 연분홍 꽃이 줄기 끝에 한 송이씩 정갈하게 핍니다. 국화속(학명 Chrysanthemum zawadskii var. latilobum)이라 셋 중 재배 국화와 가장 가까운 친척이고, 잎이 국화잎처럼 깊게 갈라집니다. 음력 9월 9일 무렵 아홉 마디가 된다 하여 구절초(九節草)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유래가 전합니다.
- 쑥부쟁이: 연보라 꽃이 가지마다 흩어져 핍니다. 잎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고, 참취속이라 어린순을 나물로 먹습니다.
- 벌개미취: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입니다. 연보라 꽃에 잎이 12~19cm로 길쭉하고, 가장자리에 잔톱니만 있어 매끈해 보입니다. 깊게 갈라진 잎의 구절초와 바로 구별됩니다. 요즘은 도로변 화단에 무리로 심어 가을 풍경을 만드는 단골 소재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꽃이 노랗다면 산국 아니면 감국이니 동전을 떠올리고, 희거나 연분홍이며 잎이 갈라졌다면 구절초, 보랏빛에 잎이 길고 톱니가 잔잔하면 벌개미취, 보랏빛에 잎 톱니가 굵으면 쑥부쟁이입니다. 재배 국화의 전체 그림은 국화 완전 가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화차용 꽃은 산국인가요, 감국인가요?
감국입니다. 이름의 '감(甘)'이 달다는 뜻으로, 맛이 순해 꽃을 통째로 말려 그대로 차로 우립니다. 산국은 쓴맛과 향이 너무 강해 별도의 손질 없이는 차로 마시기 어렵습니다. 야생화를 직접 채취해 먹는 것은 종을 잘못 알아보고 먹는 오식 위험이 있으니, 식용은 시판 건조 감국을 권합니다.
Q. 스프레이국화와 소국은 같은 말인가요?
겹치지만 기준이 다릅니다. 소국은 꽃 지름 9cm 이하라는 크기 구분이고, 스프레이는 한 줄기에 여러 송이를 피우는 착화 방식의 구분입니다. 시중의 스프레이국화는 대부분 소국이지만, 소국이라도 한 송이만 남겨 스탠다드로 키울 수 있습니다.
Q. 구절초와 쑥부쟁이는 어떻게 한눈에 구별하나요?
잎을 보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구절초는 국화잎처럼 잎이 깊게 갈라지고 꽃은 희거나 연분홍입니다. 쑥부쟁이는 잎이 갈라지지 않고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만 있으며 꽃은 연보라입니다. 꽃 색이 애매하면 잎 모양이 판정 기준입니다.
이미지 출처
- 대륜형 국화 'Kimono' · Shuvaev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 스프레이 국화 · SKas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 폼폰형 국화 (홍콩 플라워쇼) · 阿橋 HQ · CC BY-SA 2.0 · Wikimedia Commons
- 감국 · KENPEI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 구절초 · 최옥석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 벌개미취 · Dalgial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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