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 완전 가이드 — 종류·키우는 법·꽃말부터 사군자까지
가을이 오면 화단과 꽃집, 축제장까지 온통 국화 차지가 됩니다. 그런데 막상 "국화가 어떤 식물이냐"고 물으면 답이 쉽지 않습니다. 꽃집의 탁구공 같은 폼폰국화와 장례식장의 흰 국화, 산길의 노란 산국이 전부 '국화'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국화를 한 자리에 정리하는 완전 가이드입니다. 수국, 수련에 이어 cna가 세 번째로 정리하는 꽃 이야기입니다.
| 가을이 오면 화단도 꽃집도 축제장도 국화 차지가 된다. |
국화라는 식물 · 분류와 역사
우리가 기르는 국화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Chrysanthemum × morifolium입니다. 곱셈 기호는 교배로 생긴 잡종임을 나타냅니다. 야생의 한 종이 아니라 오랜 세월 교배로 만들어진 재배식물이며, 그 기원은 중국입니다. 학계에서는 한때 국화속을 여러 속으로 나누어 덴드란테마(Dendranthema)라는 속명을 쓰기도 했으나, 지금은 다시 국화속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옛 문헌에 두 이름이 함께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국화가 특별한 것은 식물로서보다 문화로서의 무게 때문입니다. 동진의 시인 도연명이 "동쪽 울타리 아래서 국화를 꺾는다(采菊東籬下)"고 노래한 이래, 국화는 동아시아에서 속세를 벗어난 선비의 꽃이 되었습니다. 매화·난초·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의 한 자리를 차지했고, 그중에서도 국화는 가을을 맡았습니다. 서리가 내린 뒤에도 꽃을 피우는 성질 때문입니다.
국화 핵심 정보
- 분류: 국화과 국화속 여러해살이풀 (재배종 학명 Chrysanthemum × morifolium)
- 개화: 대부분의 품종이 9~11월 (가을 단일 조건에서 개화)
- 크기 구분: 대국(大菊, 꽃 지름 18cm 이상) · 중국(中菊, 9cm 초과 18cm 이하) · 소국(小菊, 9cm 이하)
- 번식: 봄 삽목과 포기나누기가 기본
- 문화: 사군자의 가을, 중양절(음력 9월 9일)의 꽃
국화 종류 한눈에 보기
재배 국화를 나누는 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꽃송이 크기로, 지름 18cm가 넘으면 대국(大菊), 9cm를 넘고 18cm까지면 중국(中菊), 9cm 이하면 소국(小菊)이라 부릅니다. 둘째는 꽃을 어떻게 피우느냐입니다. 한 줄기에 꽃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 봉오리를 따내 크게 키우는 방식이 스탠다드, 한 줄기에 여러 송이를 그대로 피우는 방식이 스프레이입니다. 전통적으로 동양은 스탠다드형 큰 꽃을, 서양은 스프레이형 작은 꽃을 즐겨 왔습니다.
셋째는 꽃 모양, 곧 화형입니다. 그 전에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국화 한 송이로 보이는 것은 사실 작은 꽃 수십에서 수백 개가 모인 두상화입니다. 가운데의 대롱 모양 꽃을 통상화, 바깥의 혀 모양 꽃잎을 설상화라 부릅니다. 이 둘의 비율과 생김새가 화형을 가릅니다. 탁구공처럼 동그랗게 말리는 폼폰, 중심부 통상화가 도드라지는 아네모네형이 대표적입니다. 그리고 산과 들에는 재배 국화의 친척들이 삽니다. 노란 꽃이 피는 산국과 감국, 흰빛과 연분홍의 구절초가 국화속 식물이고, 흔히 '들국화'로 묶여 불리는 쑥부쟁이(Aster yomena)·벌개미취(Aster koraiensis)는 국화과이기는 하지만 국화속이 아니라 참취속(Aster)에 속하는 별개의 무리입니다. 이 구분은 다음 글 국화 종류 총정리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국화는 왜 가을에 피나
봄여름 내내 잎만 키우던 국화가 가을에 일제히 꽃을 여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가을에 피는 국화 품종은 밤이 길어져야 꽃눈을 만드는 단일식물(短日植物)이기 때문입니다. 낮이 짧아지고 밤이 일정 시간보다 길어지면 그 신호를 받아 꽃눈 분화를 시작합니다.
농가는 이 성질을 거꾸로 이용합니다. 검은 막으로 빛을 가려 밤을 길게 만들면 개화가 앞당겨지고(차광재배), 반대로 밤에 전등을 켜 밤을 짧게 끊어 주면 개화가 늦춰집니다(전조재배). 일 년 내내 꽃집에 국화가 있는 것은 이 빛 조절 기술 덕분입니다. 이 원리는 집에서도 작동합니다. 베란다 국화에 봉오리가 맺히지 않는다면 밤마다 켜 두는 거실 불빛이나 창밖 가로등을 의심해 볼 만합니다. 개화 원리는 국화는 왜 가을에 피나에서 더 깊이 다룹니다.
국화 키우는 법 · 1년 사이클
국화 재배의 뼈대는 "봄에 꽂고, 여름에 다듬고, 가을에 본다"로 요약됩니다.
- 봄(4~6월) · 삽목: 새순을 10cm 안팎으로 잘라 흙에 꽂으면 뿌리를 내립니다. 겨울을 난 포기를 나누어 심는 포기나누기도 이 무렵입니다.
- 여름(6~7월) · 적심: 순지르기라고도 합니다. 자라는 순의 끝을 따 주면 곁가지가 늘어나 꽃 수가 많아지고 키가 아담해집니다. 적심을 하지 않으면 웃자라 쓰러지기 쉽습니다. 마지막 적심은 7월 중순에서 하순, 늦어도 8월 초까지입니다.
- 가을(9~11월) · 개화: 볕이 잘 들고 물빠짐이 좋은 자리라면 꽃을 아끼지 않습니다. 화분은 겉흙이 마르면 흠뻑 주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 겨울 · 월동: 국화는 여러해살이라 꽃이 진 뒤 지상부를 잘라 주면 뿌리로 겨울을 나고, 봄에 다시 새순을 올립니다.
삽목 시기부터 월동 요령까지의 실전 내용은 국화 키우는 법과 국화 월동과 번식 편에서 각각 자세히 다룰 예정입니다.
어디서 볼까 · 가을 국화 축제
국화는 축제의 꽃이기도 합니다. 해마다 10~11월이면 전국에서 국화 축제가 열립니다. 마산가고파국화축제, 함평국향대전을 비롯해 서울대공원 등 수도권 나들이 명소도 가을이면 국화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대국 한 송이를 크게 키운 입국, 한 포기에서 수백 송이를 피워 낸 다륜대작처럼 재배 기술을 겨루는 작품 전시가 축제의 볼거리입니다. 2026년 축제별 일정과 관람 정보는 개막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별도의 가이드로 정리하겠습니다.
| 한 포기에서 수백 송이를 피워 둥근 지붕처럼 다듬은 다륜대작. 여름 내내 순지르기를 되풀이한 기술의 결정이다. |
꽃말과 문화 · 사군자의 가을
국화의 문화사는 유난히 두텁습니다. 사군자의 가을 자리, 서리를 이기고 홀로 꼿꼿하다는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상징,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국화주와 국화전을 나누던 세시풍속까지 국화는 늘 절개와 장수의 꽃이었습니다. 감국의 꽃을 통째로 말려 만든 국화차는 지금도 가을의 차로 사랑받습니다. 다만 화단이나 꽃집의 관상용 국화는 식용이 아닙니다. 차로 마실 것은 식용으로 재배해 유통되는 것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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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인화에서 국화는 유난히 자주 그려진 소재였다. 천수런(陳樹人)의 〈노란 국화〉 |
한편 흰 국화는 애도의 꽃이기도 합니다. 같은 꽃이 색에 따라 다른 말을 합니다. 다만 노란 국화는 감사로도 실망이나 이별로도 읽혀 자료마다 갈리니, 선물로 쓸 생각이면 확인이 필요합니다. 색깔별 꽃말과 사군자 그림 속 국화 이야기는 국화 꽃말과 사군자 편에서 이어 가겠습니다. 계절 꽃을 문화와 함께 읽는 글로는 수국 완전 가이드와 수련 완전 가이드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화는 한해살이인가요, 여러해살이인가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이 진 뒤 지상부는 시들지만 뿌리가 살아 겨울을 나고, 봄에 새순이 다시 올라옵니다. 화분 국화도 꽃이 졌다고 버리지 말고 줄기를 잘라 월동시키면 이듬해 다시 꽃을 볼 수 있습니다.
Q. 꽃집 국화는 왜 계절과 상관없이 있나요?
국화가 밤의 길이에 반응해 꽃눈을 만드는 단일식물이기 때문입니다. 농가에서 차광으로 밤을 길게 만들면 개화가 앞당겨지고, 전등을 켜 밤을 끊어 주면 늦춰집니다. 이 빛 조절로 연중 출하가 가능합니다.
Q. 들국화라는 꽃이 따로 있나요?
식물도감에 '들국화'라는 종은 없습니다. 가을 산과 들에 피는 산국·감국·구절초·쑥부쟁이·벌개미취 등을 묶어 부르는 일상적 총칭입니다. 이 가운데 산국·감국·구절초만 국화속이고, 쑥부쟁이·벌개미취는 같은 국화과의 다른 속인 참취속(Ast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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