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문초·페퍼민트·파리지옥, 정말 모기를 쫓아줄까

구문초 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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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구문초, 페퍼민트, 파리지옥 같은 식물을 베란다에 두면 모기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세 식물을 하나씩 근거를 찾아보면, 기대만큼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이유는 식물마다 다릅니다.

반려동물 주의 — 3종 중 구문초·페퍼민트 해당

식물 개·고양이 독성(ASPCA) 비고
구문초(제라늄류) 독성(Toxic) 제라니올·리날룰, 구토·식욕부진·무기력·피부염
페퍼민트 독성(Toxic) 정유 성분, 대량 섭취 시 구토·설사. ASPCA 항목명은 Mint(Mentha sp.)
파리지옥 무독성(Non-Toxic) 해당 없음

위 표는 화분에서 기르는 식물 자체의 섭취 위험을 다룬 것입니다. 고농축 정유는 식물체와 위해성이 다르고 반려동물에게 더 위험할 수 있으므로, 페퍼민트 정유를 반려동물 주변에 바르거나 뿌리거나 디퓨저로 확산시키는 방법은 권하지 않습니다. 이는 특정 기관이 금지한 사항이 아니라 이 글이 보수적으로 잡은 기준입니다. ASPCA 는 농축 정유를 반려동물에게 직접 바르지 말라고 안내하면서도, 농도와 제형과 노출 방식에 따라 위험이 달라진다고 봅니다. 이 글은 그 판단을 독자에게 미루지 않고 한쪽으로 정한 것입니다.

구문초라는 이름은 지금 인정되는 학명이 아닙니다

흔히 “구문초”로 불리는 이 식물은 시중에서 Pelargonium citrosum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됩니다. 이 이름 자체는 1817년에 발표된 식물학명입니다. 다만 지금의 분류 데이터베이스는 이것을 독립된 종으로 인정하지 않고, 로즈제라늄이라 부르는 Pelargonium graveolens의 이명으로 처리합니다. 그러니 없는 이름이라기보다, 지금 쓰이는 정식 이름이 아니라고 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이명도 가리키는 종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로즈제라늄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그 화분이 어떤 식물인지는 이름만으로 확정되지 않습니다. 1996년에 이 식물을 실제로 분석한 연구는 그것이 Pelargonium × asperum이라는 교잡 복합군에 들어가며, 상업용 로즈제라늄 품종과 형태와 정유 조성이 닮았다고 판정했습니다. 그 연구가 다룬 상업 계통의 품종명은 ‘Van Leenii’였습니다. 즉 야생의 한 종이 아니라 원예적으로 육성되고 선발된 계통입니다.

시트로넬라 향이 난다고 해서 이 식물에 시트로넬라 풀이 섞여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1996년 연구가 이 식물에서 시트로넬라를 생산하는 Cymbopogon 계열의 형태적 특징도, 그 정유의 성분 특징도 찾지 못했습니다. 애초에 두 식물은 과가 다릅니다. 시트로넬라 향의 원료가 되는 풀은 벼과이고 제라늄류는 쥐손이풀과입니다. 향이 닮았다는 것과 혈통이 이어져 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식물의 실제 방충 효과를 검증한 1996년 미국모기방제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Mosquito Control Association)의 연구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야외 실험에서 구문초 화분 곁에 있던 실험 참가자와 아무것도 두지 않은 대조군 사이에 모기에 물린 정도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습니다. “시트로넬라 향이 나는 식물”이라고 해서 실제로 모기를 쫓는 효과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파리지옥은 모기를 방제하는 식물이 아닙니다

파리지옥(Dionaea muscipula)은 이름 때문에 파리나 모기를 주로 잡는 식물처럼 여겨지지만,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 자료를 보면 이 식물이 잡는 먹이는 개미가 33퍼센트, 거미가 30퍼센트이고 딱정벌레와 메뚜기류가 각각 10퍼센트가량입니다. 날아다니는 곤충은 5퍼센트에 미치지 못합니다. 대부분이 잎 위를 기어다니는 먹이인 셈입니다. 덫이 작동하는 방식도 두 단계로 나뉩니다. 잎 안쪽의 감각모가 짧은 시간 안에 두 번 자극되어 전기 신호가 두 번 발생하면 덫이 닫힙니다. 한 번의 움직임이라도 그 조건을 만들어 내면 닫히기도 하는데, 세게 건드리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너무 느려도 너무 빨라도 신호가 두 번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 번 닫힌 뒤에도 처음에는 가장자리의 긴 섬모가 창살처럼 맞물린 상태여서 아주 작은 먹이는 그 틈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느 정도 크기가 되는 먹이에게는 이 섬모가 오히려 창살 노릇을 해서 붙잡아 두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됩니다. 덫이 아예 발동하지 않는 것과 닫힌 뒤 놓치는 것은 서로 다른 일입니다. 설령 파리지옥이 모기를 잡는다 해도, 그것만으로 마당이나 베란다의 모기 개체수 자체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페퍼민트는 잎이 아니라 정유가 관건입니다

페퍼민트(Mentha × piperita)는 앞의 두 식물과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고농축 페퍼민트 정유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일정 시간 동안 모기를 막아 주는 효과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팔의 좁은 부위에 정유를 바른 실험에서는 150분 동안 물리지 않았고 첫 물림이 165분에 나타났으며, 20퍼센트 농도로 쓴 다른 실험에서는 여섯 시간까지 모기가 내려앉지 않았다고 보고됩니다. 다만 두 실험 모두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한 종을 대상으로 한 제한된 조건입니다. 우리가 사는 곳의 모기 전반에 같은 시간이 보장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문제는 이 효과가 살아있는 페퍼민트 화분에서도 같게 나타난다는 근거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잎 속의 정유는 고농축으로 추출했을 때와 비교하면 농도가 훨씬 낮고, 잎에서 공기 중으로 나오는 양과 그 조건도 정유를 피부에 바르거나 공간에 뿌릴 때와 같지 않습니다. 화분 하나를 베란다에 두는 것으로는 정유를 직접 바르거나 뿌렸을 때와 같은 수준의 방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기대와 근거 사이의 간극

세 식물이 “방충 식물”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서로 다릅니다. 구문초는 야외 실험에서 화분을 둔 쪽과 두지 않은 쪽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파리지옥이 잡는 먹이에서 날벌레가 차지하는 몫은 5퍼센트 미만이고, 아주 작은 먹이는 덫이 닫힌 뒤에도 가장자리 틈으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페퍼민트에서 확인된 기피 효과는 정유를 뽑아내 바르거나 뿌린 조건의 결과이고, 화분 상태의 잎이 같은 조건을 만든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효과가 없다고 증명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 있는 근거로는 모기를 막아 주리라는 기대만으로 이 식물들을 고르기 어렵습니다. 관상용으로는 세 식물 모두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구문초 화분
구문초
페퍼민트 포기
페퍼민트
파리지옥 덫과 감각모
파리지옥

왼쪽부터 구문초, 페퍼민트, 파리지옥이다. 셋 다 모기와 엮여 팔리지만 근거의 무게는 서로 다르다.

참고 출처

이미지 출처

  1. 구문초 · Mokkie · CC BY-SA 4.0 · Wikimedia Commons
  2. 페퍼민트 · Rillke · CC BY-SA 3.0 · Wikimedia Commons
  3. 파리지옥 · Noah Elhardt · CC BY-SA 2.5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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