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뮬리 심어도 되나 — 위해성 2급은 교란종과 다릅니다

분홍빛 안개처럼 보이는 핑크뮬리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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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핑크뮬리를 두고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적은 글이 함께 돌아옵니다. 그런데 핑크뮬리가 받은 것은 교란 생물 지정이 아닙니다. 생태계위해성 2급이라는 평가입니다. 둘은 절차도 뜻도 다릅니다. 이 글은 그 차이를 규정 원문으로 확인하고, 그래서 심어도 되는지를 정리합니다.

분홍빛 안개처럼 보이는 핑크뮬리 무리
핑크뮬리다. 아주 가는 꽃대가 무수히 갈라져 나와 전체가 분홍빛 안개처럼 보인다.

먼저 답하면

  • 2019년 12월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핑크뮬리를 생태계위해성 2급으로 평가하고, 지자체에 식재 자제를 권고했습니다
  • 2급은 「생태계 위해성은 보통이나 향후 생태계 위해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확산 정도와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종」입니다. 확인한 규정 제7조에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 돼지풀이나 가시박처럼 고시로 지정되는 생태계교란 생물과는 다른 절차입니다
  • 권고는 지자체의 식재와 단지 조성을 향한 것입니다. 개인 화단을 금지하는 규정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핑크뮬리가 무엇인가

벼과의 여러해살이풀입니다. 학명은 Muhlenbergia capillaris이고 미국이 원산입니다. 우리말 이름은 털쥐꼬리새이며, 영어 이름을 그대로 읽은 핑크뮬리 쪽이 훨씬 널리 쓰입니다. 분홍쥐꼬리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식물원 화단에 한 포기로 심긴 핑크뮬리
한 포기만 보면 마른 풀 뭉치에 가깝다. 사진은 식물원의 표찰이 붙은 그루다.

가을에 줄기 끝에서 아주 가는 꽃대가 무수히 갈라져 나오는데, 그 전체가 분홍빛 안개처럼 보입니다. 한 포기만 보면 억새를 닮은 마른 풀 뭉치인데 무리를 지으면 풍경이 달라집니다. 사진 명소가 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국내에는 2010년대에 조경용으로 들어와 지자체 공원과 관광지에 대규모로 심겼습니다.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어난 것이 뒤이은 논란의 배경입니다.

2019년에 무슨 일이 있었나

2019년 12월,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이 핑크뮬리를 생태계위해성 평가에서 2급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전국 지자체에 식재와 단지 조성을 자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 평가는 국립생태원장이 수행합니다. 근거는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와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입니다. 평가는 그 생물의 생물학적·생태학적 특징, 환경으로 퍼져 나가 자리 잡고 확산하는 양상,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사후관리 방안을 함께 봅니다.

2급은 무슨 뜻인가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등급의 뜻은 규정에 문장으로 적혀 있습니다. 「외래생물 등의 생태계위해성평가 및 위해우려종의 생태계위해성심사에 관한 규정」 제7조입니다. 그대로 옮깁니다.

생태계위해성 등급 (규정 제7조)

  • 1급 — 생태계 위해성이 매우 높고 향후 생태계 위해성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우려되어 관리대책을 수립하여 퇴치 등의 관리가 필요한 종
  • 2급 — 생태계 위해성은 보통이나 향후 생태계 위해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확산 정도와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종
  • 3급 — 생태계 위해성이 낮아서 별도의 관리가 요구되지 않는 종으로서 향후 생태계 위해성이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종

2급의 문장을 천천히 읽어 보십시오. 「위해성은 보통이나」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요구하는 것은 퇴치가 아니라 관찰입니다. 지금 큰 피해를 준다는 판정이 아니라, 앞으로 커질 수 있으니 지켜보자는 판정입니다.

2급을 「교란종」으로 옮겨 적으면 이 문장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1급의 문장과 2급의 문장이 어떻게 다른지가 이 평가의 전부인데 말입니다.

교란 생물 지정과 무엇이 다른가

생태계교란 생물은 환경부가 고시로 지정합니다. 지정되면 수입이나 재배 같은 행위가 법으로 금지됩니다. 식물 가운데는 돼지풀이 1999년에, 가시박이 2009년에 지정됐습니다. 가장 최근 고시는 제2025-165호이고 2025년 10월 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이 고시의 별표에 오른 식물은 돼지풀, 가시박, 환삼덩굴 등 18종이며 핑크뮬리(털쥐꼬리새)는 없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올라 있는 별표 원문으로 확인했습니다. 핑크뮬리에 내려진 것은 고시 지정이 아니라 2019년의 위해성 2급 평가입니다.

핑크뮬리에게 내려진 것은 그 고시가 아니라 평가 등급입니다. 평가는 등급을 매기고 권고를 낳지만, 그 자체가 금지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교란종으로 지정됐다」와 「위해성 2급 평가를 받았다」는 서로 다른 말입니다.

돼지풀이 어떤 식물인지 궁금하시면 돼지풀과 환삼덩굴 구별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정된 것과 평가만 받은 것의 차이가 그 글과 이 글 사이에 있습니다.

그래서 심어도 되나

권고의 수신자는 지자체입니다. 공원과 관광단지에 대규모로 심는 일을 줄이라는 것이 내용입니다. 실제로 제주를 비롯한 몇몇 지자체가 심어 둔 것을 걷어냈습니다.

개인이 화단이나 화분에 심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권고의 취지를 생각하면 다음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법으로 금지되지 않았다고 생태적으로 권할 만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새로 심는 일은 되도록 자제하는 편이 권고의 취지에 맞습니다
  • 하천변이나 습지 가장자리처럼 씨앗이 자연 생태계로 흘러들기 쉬운 자리는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 이미 심은 것을 모두 뽑아내야 한다는 전국 공통의 법적 의무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기르신다면 씨앗이 주변 자연으로 퍼지지 않게 살피십시오

가을 풀을 마당에 들이고 싶은데 이 논란이 마음에 걸리신다면, 우리 산과 들에 원래 사는 억새가 있습니다. 억새와 갈대와 물억새를 가르는 법은 억새 갈대 구별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이 확인하지 못한 것

밝혀 두는 편이 정확합니다.

  • 핑크뮬리가 국내 야외 생태계에 실제로 피해를 주었다는 연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영향을 실험한 연구는 있습니다. 2023년 학술지 Ecosphere에 실린 국내 연구(Byun, 2023)는 핑크뮬리와 자생식물 17종을 2년 동안 온실에서 함께 길렀는데, 자생식물의 피복과 지상부 생물량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합니다. 연구자는 자연 상태에서의 확산은 계속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온실 실험이므로 이 결과를 야외에서 위해성이 없다는 확정으로 읽어서도 안 됩니다. 2급 평가는 관찰이 필요하다는 판정이지 피해가 확인됐다는 판정이 아닙니다.
  • 개인 식재에 관한 별도 지침이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지자체마다 다를 수 있으니 공원이나 하천 부지에 심으실 계획이라면 해당 지자체에 먼저 물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핑크뮬리는 생태계 교란종인가요?

아닙니다. 환경부가 고시로 지정하는 생태계교란 생물과 핑크뮬리가 받은 생태계위해성 2급 평가는 다른 절차입니다. 2급은 규정상 「생태계 위해성은 보통이나 향후 생태계 위해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확산 정도와 생태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는 종」입니다. 뽑아 없애야 하는 퇴치 대상이 아니라 지켜보자는 판정입니다.

Q. 그럼 왜 뽑아낸 지자체가 있나요?

2급 평가와 함께 환경부가 지자체에 식재와 단지 조성을 자제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권고에 따라 스스로 걷어낸 것이지 법으로 제거가 강제된 것은 아닙니다.

Q. 마당에 심어도 되나요?

개인 식재를 금지하는 규정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권고의 취지를 생각하면 대규모 군락을 만들지 않고, 하천이나 습지처럼 씨앗이 자연 생태계로 퍼지기 쉬운 자리는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Q. 핑크뮬리와 억새는 다른 식물인가요?

다릅니다. 둘 다 벼과이지만 속이 다르고 원산지도 다릅니다. 핑크뮬리는 미국 원산의 쥐꼬리새속이고, 억새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억새속입니다. 이삭 색도 핑크뮬리는 분홍빛, 억새는 은백색입니다.

참고 출처

  1. 외래생물 등의 생태계위해성평가 및 위해우려종의 생태계위해성심사에 관한 규정 제7조 (등급 정의)
  2.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1조의2 · 같은 법 시행규칙 제8조 (평가 주체와 절차)
  3. 환경부고시 제2025-165호 생태계교란 생물 지정 (2025년 10월 7일 시행)
  4. 2019년 12월 환경부·국립생태원의 핑크뮬리 위해성 2급 평가와 지자체 식재 자제 권고 — 당시 보도
  5. 모두 2026년 9월 24일 확인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1. 핑크뮬리 무리 · smallcurio · CC BY 2.0 · Wikimedia Commons
  2. 핑크뮬리 한 포기 · Daderot · CC0 ·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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